손학규의 자기 사람 심기는 정동영급 2008 국회의원 선거2008/03/24 16:26
쇄신공천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는데 현실이 돼버렸습니다.아니 이건 용두사미가 아니라 용두구미(蚯尾,지렁이 꼬리)입니다.
개개인을 언급하는 것은 그분들의 명예도 있으니 생략하고 딱 보면 두말할 나위 없이 손학규,박상천 대표의 나눠먹기입니다.이건 계파별 안배도 아닙니다.그냥 두 사람의 작품입니다.
상위 순위 직능대표격인 전문가 집단 대부분을 손 대표가 영입했고
곳곳에 측근들을 배치했습니다.구 민주당계 인사들은 박 대표의 라인임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손 대표,박재승 위원장의 물갈이 공천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호남 물갈이 하고 수도권 측근들 대부분이 살아 남았습니다.이를 두고 사람들은 '손 안대고 코풀었다.'고 표현합니다.
결과적으로 박재승발 쇄신 공천은 호남에서 잠깐 힘을 발휘했을 뿐입니다.앞에서 언급한 용두사미 얘기가 나온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비례대표의 경우 정치적 고려,즉 계파 안배 위주가 될 것이라는 점은 당 안팎에서 숱하게 나왔습니다.'지역구는 물갈이했으니 비례는 계파 안배를 해야하지 않겠냐.'는 찬성 목소리부터 '아직도 당이 정신 못차렸다.비례대표 제대로 못하면 총선 더 어려워진다.'는 반대 입장까지 다양했습니다.입장차이가 있을 뿐 결과는 다들 예상했던 겁니다.
하지만 지역구 공천도 뒤로 갈수록 빛이 바래자 비례대표 공천도 구태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당내 팽배했습니다.특히 김장수 장관이 한나라당으로 가버리자,'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싶어도 잘 안되는 것인가.'라는 자괴어린 목소리까지 나왔죠.이런 과정 끝에 나온 명단인데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손 대표,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에 다시 도전할 것입니다.지금도 대표이긴 하지만 위기 상황에 맡은 임시직이고,전대를 통해 제대로된(?) 당권을 잡겠다는 것이죠.수도권 지역구에 측근 배치가 완료됐고 비례대표 상당수까지 자기 사람을 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입니다.바로 2004년 총선 때 당시 정동영 의장이 했던,비례대표에 '자기 사람 심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정 전 의장의 경우 지역 기반이 호남이라는 것 빼고 닮은 꼴도 이런 닮은 꼴이 없습니다.
정 전 의장 오늘 명단 발표 후 성명을 냈습니다.
"인내의 한계를 느낍니다.나눠먹기,사적 동기에 의한 공천이라는 반발과 지적을 무마할 명분이 부족합니다."
인내를 운운하기에 자신의 과거가 부끄럽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고 '반발과 지적을 무마할 명분' 부분에서는 공감이 갑니다.
손 대표의 한계는 여기까지인 것일까요.
한나라당을 탈당해 자기 기반 만드는 것이 아쉽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당을 살리겠다고 했던 말들이 무색합니다.비례대표 포기하고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결단도 평가 받지 못하게 될 겁니다.
이번 총선 국면에서 그를 평가할 잣대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오늘 신계륜 사무총장이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습니다.탈당,무소속 출마 뜻을 내비친 겁니다.
민주당이 끝내 해당 지역(서울 성북을)에 공천을 안해서 사실상 신 사무총장을 공천하는 효과를 노린다면,개혁공천의 용머리 조차 인정할 수 없게 될 겁니다.
P.S:제가 민주당을 비판하는 글을 자주 쓰다보니 일부 댓글에서 저를 한나라당 지지자 혹은 알바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미리 몇 줄 덧붙입니다.왜 민주당만 갖고 그러냐 한나라당은 잘했냐고 말씀하시는 것,잘못된 점을 한참 지적하는데 "쟤도 그랬대요~"하는 어린아이 수준 밖에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