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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국회 귀빈식당.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합당 논의 및 선언을 위한 양당 대표와 대선 후보의 4자회동을 앞두고 양당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9시 14분에 오충일 대표와 정동영 후보가 협상장에 등장했고 3분 뒤에 박상천 대표와 이인제 후보가 왔습니다.사진 촬영에 응하고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고 나서 기자들과 당 관계자들을 내보낸 시각이 9시 33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협상 후 오충일 대표가 합의문을 낭독하는 모습입니다.카메라를 지독히 싫어하는 보라마녀지만,듣고 받아써야하는터라...사진 속 보라마녀를 찾아보세요~ ㅋㅋ


협상장 밖은 기자들은 물론 의원들,당직자,원외위원장 등으로 북적였습니다.이미 어제 사실상 물밑에서 포괄적 합의를 한터라 협상이 결렬될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그런데도 최총 합의문 발표를 위해 협상장 문이 다시 열린 시각은 11시 22분,거의 2시간이 걸렸습니다.이미 기본적인 문구가 정해졌고 그걸 갖고 들어갔는데도 시간이 늘어지자 조금 불안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에 비하면 이정도 기다림은 솔직히 문제될 것도 아니었습니다.통합신당 내 협상 TF를 지난 2일에 꾸렸으니 10일만에 합당이 된 셈입니다.번개불에 콩을 구워 먹어도 이것 보다는 빠르지 않을 겁니다.

1년 넘게 끌었습니다.
통합신당-민주당 양당이 '대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합당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참 지루하게 했습니다.
(최근 1년간 제가 쓴 기사 중  '대통합' 혹은 '통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기사가 거의 없을 겁니다.)

민주당 분당에서 다시 합당까지는 4년입니다.그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 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당 분당->열린우리당 창당->김한길 의원 등 우리당 집단 탈당->

김한길 의원등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김한길당+민주당 합당=중도통합

민주당
(약칭 통합민주당)->김한길계 탈당->대통합민주신당(약칭 민주신

당이었으나 민주당 소송으로 사용 못함) 창당->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합

당=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

이쪽 진영에 있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분열된 이른바 민주개혁진영의 재결합입니다.대통령을 두번이나 탄생시킨 민주당과 한때 여당(열린우리당)이었던 당에 뿌리를 두고 있고 원내 제 1당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합당은 이런 의미 부여가 아니더라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최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려고 합니다.그래서 분위기에 잘 동조되지 않는 집단이죠.

그럼에도 역사적 현장의 한복판에 서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기자라는 직업때문에 겉으로 표현은 안하지만,기사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내심 감동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합당은 아무런 감동이 없습니다.저만 그런게 아닙니다.
오늘 협상장 밖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던 기자들과 당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번 합당은 당 지도부 구성을 50대 50으로 하는 소위 지분 협상 외에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박상천 대표,통합신당을 두고 '국정 실패세력'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중도개혁 노선이라고 하기에는 당내 스페트럼이 다양하다고 했습니다.그런데 합의문에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채택한다."는 말만 넣으면 갑자기 정당의 기본인 이념,사상적 통일이 이뤄집니까.

범여권의 상황이 어렵습니다.이명박 후보는 물론 이회창 후보에게까지 지지율에서 밀리고 대선은 40일도 안남았습니다.BBK 사건으로 김경준씨가 귀국해서 이명박 후보가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겠죠.하지만 그게 곧 정동영 후보나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입니다.오히려 관심이 그쪽에 집중돼 주목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단일화와 통합을 선택했다는 것,옆에서 바라보는 기자의 눈이 아니라 누가 봐도 명약관화합니다.통합신당도 총선이 어렵다고 보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욱 힘들거라고 판단했을 겁니다.그럼에도 '국민의 뜻'을 내세우면서 너무나 쉽게 단 10일 만에 합쳐버리니 기가 막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선언문을 스캔한 것 일부입니다.'국민의 뜻'이라는 말이 명분 없이,사리사욕을 채울 때 쓰는 단어였던가요?




4명이 돌아가면서 협상문에 서명을 하는 모습을 보니 '국민의 뜻'을 받들기는 커녕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딱 4년 전인 2003년 11월 11일 열린우리당이 창당했습니다.열린우리당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할 것입니다.하지만 오늘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합당을 역사가들은 혹평할 것이라고 믿습니다.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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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대표와 후보의 서명.거침없이 서명했던 그들,마음속으로는 조금이나마 거리낌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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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라마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