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7 11:36

MB와 어청수의 사소한(?) 차이

오늘 정치권의 최대 뉴스는 뭐니뭐니 해도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입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출근 전쟁터를 빠져나와 국회로 막 들어서는 순간,시정 연설 사실을 아주 잠깐 잊어버렸습니다.아니 정확히는 시정 연설이 예정돼 있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잠시 시계를 9월 9일로 돌려보겠습니다.
여름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지 3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국회에 도착하기도 전,마포대교를 건너는 순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습니다.곳곳에 전경차가 대기하고 있고 국회 들어가는 데도 꽤나 까다롭게 굴더군요.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을 빼면 국회에서 그렇게 삼엄한 경비는 처음 보았습니다.

국회에 대단한 국빈이 오거나 국회에 커다란 위험,가령 폭탄을 설치했다는 등의 협박성 전화가 걸렸왔다거나,그런 가능성을 떠올려봤습니다.일주일 휴가를 다녀왔더니 뭔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걸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국회 본청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상황을 체크했습니다.엄청난 경찰 병력 배치의 이유는 다름아닌 어청수 경찰청장이었습니다.당시 종교 편향 문제로 어 청장에 대한 야당의 경질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날 어 청장이 행자위에 출석하기로 돼 있었던 겁니다.

솔직히 경찰청장이면 경찰들의 최고 지휘자인 만큼 경찰들의 총출동을 죽어도 이해 못하겠다,이런 건 아닙니다.그래도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다시 시계를 오늘 아침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제가 시정 연설을 다시 깨닫지 못했던 이유는 국회가 너무 조용했기 때문입니다.차를 갖고 들어오는 데도 평상시와 다름 없는 분위기였고 국회 본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물론 기존에 경비 인력이 배치돼 있지 않은 복도나 계단 쪽에 낯선,양복 입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긴 했지만 위압감을 준다든지 거슬리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니 오늘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 왔을 때,앞에서 언급했듯이 취임식 빼고는 평상시와 크게 달랐던 것 같지 않습니다.그래서 대통령의 등장과 경비 상황에 대해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지난 9월 어 청장의 등장으로 빚어진 과잉 경비를 겪으면서 새삼 떠올리고 비교하게 된 거죠.

조용히 등장한 대통령을 특별히 높이 산다기 보다는,요란하게 등장했던 어 청장이 문제라는 겁니다.어 청장,지난 24일 종합국감을 위해 국회에 왔을 때는 비교적 조용했습니다.하지만 지난 9월 상황에 대한 반성이라기 보기는 어렵습니다.앞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전경 4명이 배치되자 민주당이 공안정국이 도래했다며 반발,한바탕 난리가 났던터라 경찰 병력을 동원하기 어려웠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수장에 대한 예우와 과잉 충성,과시하기 등등 이런 것들을 적절하게 상식선에서 조합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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